협회소개
 

 2025.09.24 

 

[손원형의 HR 톡톡] ① 면접관의 편향을 넘어, 공정한 채용으로

 

 

손원형 사단법인 한국전문면접관협회장

 

채용 면접은 조직의 성과와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선택이다. 그러나 공정성을 방해하는 요인이 있다. 바로 ‘면접관의 편향’이다.

편향이란 합리적 판단을 방해하는 인지적 오류를 의미한다. 면접에서는 첫인상, 학벌, 말투, 표정처럼 역량과 무관한 요소가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긴장해서 답변이 다소 서툴렀다는 이유로 문제 해결 능력까지 부족하다고 단정 짓거나, 유창하고 자신감 있어 보인다는 것만으로 리더십이 뛰어날 것이라고 평가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이러한 오류가 반복되면 채용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조직의 성과와 경쟁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사)한국전문면접관협회를 운영하다 보면 “공정하게 평가해 달라”, “진짜 역량을 봐 달라”는 조직의 요구를 자주 듣는다. 실제로 현장의 면접관들 역시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개인의 의식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의식적 편향은 누구에게나 존재하고, 의지만으로 완전히 극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편향을 줄이려면 면접관 개인의 성찰과 함께 조직 차원의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면접관 스스로 자신의 편향을 자각하고 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유창하게 말하는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는 않은가?”, “첫인상이나 태도에 무의식적으로 끌리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평가 습관과 편향을 객관적으로 돌아봐야 한다. 또한 면접관은 직무와 무관한 질문을 피하고, 지원자의 실제 경험과 행동에 집중해야 한다.

 

직무 수행 능력을 가늠할 수 없는 배경 질문이나 사적인 질문은 면접의 초점을 흐리고 공정성을 약화시킨다. 구조화된 질문과 평가 프레임워크 역시 공정성을 높이는 핵심 도구다. STAR 기법(상황–과제–행동–결과)처럼 체계화된 방식을 적용하면 평가가 주관에 치우치지 않고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지원자의 답변을 미리 정해 둔 행동지표나 수준별 평가 기준에 따라 평가하는 것만으로도 편향은 상당 부분 줄어든다.

 

조직 차원에서는 직무 역량을 명확히 정의하고, 합의된 평가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 애매한 기준은 해석의 폭을 넓혀 편향 개입의 여지를 만든다.

더불어 채용 결과와 입사 후 성과를 연계해 면접관 교육과 시스템 개선에 반영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연구 결과 역시 구조화 면접이 일반 면접보다 직무 성과 예측력이 우수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최근 AI 면접 도입도 늘고 있지만, 기술 역시 만능이 아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자체에 편향이 있을 경우 오히려 오류가 확대될 수 있다. 기술의 한계를 인식하고 신중히 활용할 때 의미가 있다.

 

공정채용은 절차의 공정성을 지키는 것을 넘어, 지원자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필요한 역량을 정확히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는 곧 조직 신뢰를 높이고, 다양성을 확보해 창의성과 혁신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과정의 중심에는 면접관이 있다. 아무리 제도가 잘 설계되어 있어도, 실제로 지원자를 마주하는 면접관의 태도와 판단이 공정성을 완성한다. 물론 완벽한 면접관은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시스템이 있을 때 비로소 공정한 채용 문화가 뿌리내린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직감이 아니라, 기준과 데이터에 기반한 전문적 판단이다. 그 판단이 쌓일 때 비로소 채용은 공정해지고, 조직의 미래도 건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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